연결의 본질 - 특별한 이야기

孝 강요하는 사회 - 유대인의 부모 노릇

Baileya 2023. 7. 24. 06:13

미국에서 살다 보면 유태인에 대한 얘기를 특히 많이 듣게 된다.

그들은 세계 금융을 주무르고

정치, 학문, 언론 등 사회 계층 최상에서

미국 발전을 선도하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자녀 교육 또한 유별나다.

그 유별한 자녀교육의 중심에는 신앙과 어머니가 있다.

 

하나님의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자부심을 

3세부터 성경을 통해 가르치고

나치 대량 학살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초등학교에서는 당시 유대인 수용소를 반드시 견학하고

교사들은 그때의 고통을 그대로 전달하고 역사에서 교훈을 얻게 한다. 

 

유태인 어머니 (Jewish Mother)라는 뜻은

종종 영어에서는 '자녀에게 지겹도록 배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극성스러운 어머니'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부모의 의무는 자녀의 교육이며

그 몫은 여성에게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자녀 교육에는 대한민국 어머니 또한 뒤지지 않는데

이들의 교육이 우리의 그것과 다른 점은

어릴 적부터 사고하는 습관을 갖게 하고

끊임없이 사고하고 질문하도록 유도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방법은 결국 자발적 학습과 창의성을 발휘하게 되어,

노벨상 전체 수상자의 23%를 차지하고

미국 아이비대학 교수의 20%가 유대계이며,

정, 재계 유력 인사들 등 무수히 많은 유대계가 그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얼마 전 읽은 책, 황농문 교수님의 "몰입"에서

유대인 교육의 몇 가지 특징이 알게 되었는데

그중 내가 인상적이고 충격적인 부분이 있다.

 

유대인의 교육 원칙 중 하나로 " 부모는 자식의 신세를 지지 않는다"이다.

 

유대인 부모는 " 부모는 끝까지 부모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믿고

늙거나 병들거나 생활고가 있어도 자녀에게 신세 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부모는 끝까지 주기만 하고 자녀는 받기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녀는 부모에게 받은 대로 그 자식에게 주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긴다. 

 

 

우리나라의 부모 또한 자식에게 아낌없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식의 입신양명이

부모의 호강으로 이어지는 것 또한 분명히 있다.

"효도"라는 이름으로 자식은 키워준 부모께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하며,

생일, 명절, 어버이날 등 어느 집 자식이 얼마의 효도를 한 것이 자랑으로 되어있다. 

 

그렇게 자식의 출세가 중심이 되다 보니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거나 명문 대학 진학에 실패하면

그것이 곧 낙오자로 되어

어릴 때부터 의사나 전문직 등 보장된 길을 가는 것을 원한다. 

 

 

부모의 마음으로는 백번 이해하나

경쟁과 주입식 교육 방식으로는 아이들의 주도적인 사고방식과 학습법을 가르치기는 어렵다.

 

그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지금의 나와 같이 (30-50세)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 구도와

많은 것이 AI로 대체될 미래사회에서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 갈지

답을 찾지 못한다. 

 

그뿐인가?

우리 사회는 어버이날이나 부모님 생신에 얼마의 용돈을 드렸고,

어디에 여행을 보내 드렸으며,

어떤 가전제품을 바꿔 드렸는지가 부모님 사랑의 측도가 되었고

그렇게 무리하여 맞춰드리기 급급한 내 처지는

다음 달 신용카드 고지서가 나오면 그때서야 현타가 온다. 

 

우리는 부모님의 재산, 직업, 사회적 위치와 상관없이

키워주신 것에 감사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에 사랑으로 보답한다고 가르침을 받는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이것은 성인 자식을 둔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자식의 연봉, 직업, 사회적 위치와 상관없이

그 자식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각자의 가정을 잘 꾸려 나가는 사실만으로 감사하고

사랑으로 지지해주어야 한다.

 

그 자식들이 어버이 날 얼마의 용돈을 송금했고,

환갑 때 어디에 여행을 보내 주었으며, 냉장고 얼마짜리로 바꿔 준 것에

그들의 사랑을 시험하고 조르지 말아야 한다.

 

 

내가 가장 이해 못하겠는건,

왜 자식이 결혼만 하면,

회사에 들어가서 돈을 벌기 시작하면, 

부모님의 자식 사랑은 갑자기 없어지고, 자식의 부모님 사랑에

더 기준이 빡세지는지 모르겠다. 

 

나도 아이 낳아보고 키웠지만

낳을 땐 내가 좋아 낳은 거고, 키울 땐 내가 더 많은 것을

아이로부터 배운 게 많은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아이로 인하여 내가 세상 바라보는 기준과 관점이 달라졌고,

이 아이로 인하여 내가 더 열심히 살게 할 힘을 받은 게 사실인데

왜 자꾸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라는 강요를 하는지 사실 이해가 안 간다. 

 

나는 우리 부모님을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부모님이 나이 들어 거동이 어렵고 외로우 실 때는

곁에 모시고 싶어 일도 더 열심히 하고 돈도 열심히 모으려 한다.

 

다만 그 사랑이 지금 내 생활에 부담이 될 정도로 무리하거나

마음이 내키지 않는데 억지로 해서는 안된다. 

 

내 사랑은 더 열심히 일하고 사회 일원으로서 세금 잘 내고

내 아이 잘 키워 내는 것으로 보답하며,

용돈의 액수는 내 능력껏 드리고 생일 여행 선물 또한 내 능력껏 하면 되는 것이다.

 

제발 부모님들은 어느 집 아들, 사위가 뭐뭐 해 줬더라..

하는 말 안 하셨음 한다.

 

우리 자식들은 어느 집 부모님이 집 해줬다 뭐 해주더라는 말..

안 하지 않는가??

 

우리는 부모님 자체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니까...

말하면 상처될까 봐 그런 말 부모님께 안 한다는 것을 부모님들도 아셔야 한다.